[한국일보] 부동산 빅데이터 서비스 최적 거래 시점까지 알려준다.


    2018. 11. 21. 정재호 기자

    부동산 빅데이터 서비스, 최적 거래 시점까지 알려준다

    지인플러스, 다방 등 정보업체 
    집값 예측부터 등기 비용 추산까지 서비스  


    국내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들이 주택 관련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아파트 가격 예측, 등기 비용 계산 등 서비스 영역을 다양화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빅데이터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정보 약자였던 소비자들도 주택 거래나 투자에 필요한 양질의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부동산 빅데이터 시장에서 가장 주목 받는 서비스는 가격 예측 분야다. 
    지인플러스가 대표적 업체로, 이 회사는 지난달부터 전국 아파트 가격 변화 예측 서비스를 무료 제공하는 빅데이터 기반 웹사이트 ‘부동산지인’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 4만3,000여 단지를 대상으로, 고객이 선택한 아파트의 가격 등락과 수요 증감, 가격 변동상 특징 및 주기 등을 반영한 ‘지인 지수’를 산출하고 이를 토대로 가격 변화 전망과 최적의 거래 시점을 일러준다. 이 과정에서 지도를 비롯한 시각화 자료를 활용해 이해를 돕는다. 앞서 지난해 공개된 베타서비스는 8만여 명이 이용할 만큼 시장 관심이 높았다. 지인플러스는 자체 확보한 아파트 정보 1,200만 건에 공공데이터 3만 건을 추가해 예측 정확도 향상을 꾀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계의 후발주자 격인 지인플러스의 선전에 기존 업체들도 경쟁적으로 빅데이터 서비스 출시에 나서고 있다. ‘다방’은 자체 분석센터를 세워 임대 매물 관련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면서 고객에게 지역별 원룸 등 전월세 시세 정보를 예측해 제시하고 있다. 신축빌라 시세정보를 제공하는 ‘집나와’는 독자 개발한 인공지능(AI) 알고리즘 ‘빅그램(biggram)’을 통해 도출한 빌라 가치 평가 자료를 제공한다. ‘직방’도 빅데이터랩 서비스를 통해 전국 100가구 이상 아파트 및 주상복합 단지의 시세 변동, 학군 및 역세권, 인구 흐름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부동산 빅데이터 기업들은 등기, 세금 등 공공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인플러스는 최근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부동산등기에 필요한 비용을 계산해주는 ‘알뜰등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알뜰등기 서비스는 크게 △알뜰등기 계산기 △국민채권 계산기 △셀프등기로 구성됐다. 알뜰등기 계산기의 경우 부동산 취득가액과 지역, 전용면적, 공시가격, 주소를 입력하면 최소한도의 법무사 비용을 산출해 주며, 국민채권 계산기는 공동주택 공시가격과 지역을 입력하면 매일 갱신되는 채권매도단가 할인율(수수료)을 반영해 국민주택채권 가격을 자동 계산해준다. 셀프등기는 복잡한 법원 등기소 이용 절차를 안내하는 서비스다. 정민하 지인플러스 대표는 “합리적 가격에서 등기를 할 수 있도록 소비자와 법무사를 연결해주는 ‘등기 플랫폼’ 구축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며 “일반인도 국민주택채권 내역 등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등 정보 비대칭성으로 인한 금전 손실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의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은 양도세, 증여세, 취득세 등 부동산 세금을 계산해주는 챗봇 ‘셀리몬(Sellymon)’을 출시했다. 사용 방식도 간편해 리브온의 웹사이트 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주소만 입력하면 해당 부동산 관련 세금이 산출된다. 하루 평균 12만 명의 인터넷 방문객 수를 기록하고 있는 부동산114도 1일 30만건에 달하는 자체 생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 회사가 운영하는 부동산통계 솔루션 렙스(REPSㆍReal Estate Power Solution)는 전국에 포진한 소속 부동산중개사무소의 정보를 바탕으로 부동산 공급 및 가격 동향을 시계열 데이터로 제공하고 있다.

    해외에선 이미 부동산 빅데이터 기업들이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포브스 발표 ‘가장 혁신적인 성장기업’ 1위에 선정된 영국 최대 부동산 플랫폼 서비스 업체 ‘라이트무브(rightmove)’는 현재 5조2,000억원의 가치를 가진 기업으로 성장했다. 미국 최대 부동산 빅데이터 기업인 질로우그룹(Zillow Group)은 7조원대의 기업가치에 지난 5년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이 69%에 달한다. 특히 질로우그룹은 적정 주택가격 산출 시스템 ‘제스티메이트’를 개발해 월평균 1억8,000만명의 이용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미국 내 2위인 코스타그룹(Costar Group) 역시 연평균 27.2%의 매출 증가율을 보이며 질로우그룹을 맹추격하고 있다.

    정수진 KDB산업은행 산업기술리서치센터 차장은 “영국이나 미국 사례처럼 국내 부동산 빅데이터 시장도 중개서비스 위주에서 상업용 부동산, 자문 등 종합서비스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며 “정부도 부동산 빅데이터 시장 활성화를 위해 과감히 투자하고 관련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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